최근 부동산 규제가 전면 해제된 지방권의 지역별 '청약 양극화 현상'이 한층 뚜렷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세종시를 제외한 지방 전역이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된 만큼 시장 활성화 기대감과 기준금리 인상, 경기 위축 등으로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교차하고 있다. 특히 입지와 가격 경쟁력이 중요해진 만큼 실수요자들의 '옥석가리기'도 한층 짙어질 것으로 보인다.
규제 풀린 지방 분양 물량 '봇물'
부동산 규제 해제 지역 현황 /그래픽=정기현 기자
부동산 규제 해제 지역 현황 /그래픽=정기현 기자
24일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지난 21일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된 지방 36곳에서 10월까지 총 21개 단지, 1만7626가구가 일반 분양된다.
21곳 중 13곳은 대전·대구·울산·부산·광주 등 지방 광역시이고, 나머지 8곳은 지방 중소도시다. 부산과 대전, 충남 천안, 경북 포항 등은 2곳 이상의 단지가 분양을 계획 중이다.
부산에선 GS건설, SK에코플랜트, 포스코건설 컨소시엄이 부산진구 양정1구역을 재개발하는 '양정자이더샵SKVIEW'를 분양한다. 총 2200여가구의 대단지다. 대전 서구 용문동에서는 포스코건설, 계룡건설 컨소시엄이 용문1,2,3구역 재건축을 통해 짓는 '둔산 더샵 엘리프'를 분양한다. 총 2700여가구의 대단지며, 1900여가구를 일반 분양한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1일 '2022년 제3차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지방권(세종시 제외) 및 일부 수도권 외곽지역 등의 조정대상지역을 해제한 바 있다.
다만, 세종시는 미분양이 적고, 청약 시 높은 청약률을 기록하는 것을 감안해 투기과열지구는 해제하는 대신 조정대상지역은 유지하기로 했다.
지역별 청약 양극화 더 뚜렷해질 듯
세종과 인천 일부 지역이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됐다. 집값 불안 우려가 남아있어 조정대상지역으로는 유지된다. 경기 안성·평택·양주·파주·동두천 등 수도권 외곽 5개 지역은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된다. 사진은 세종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세종과 인천 일부 지역이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됐다. 집값 불안 우려가 남아있어 조정대상지역으로는 유지된다. 경기 안성·평택·양주·파주·동두천 등 수도권 외곽 5개 지역은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된다. 사진은 세종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조정대상지역 해제로 비규제지역으로 전환되면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은 70%, 총부채상환비율(DTI)는 60%로 상향된다. 또 가구당 2건까지 주택담보대출이 가능해지고, 대출시 전입조건이나 처분조건 등도 적용 받지 않는다.
분양시장에서 1순위 청약자격은 세대원, 다주택자도 1순위 청약이 가능해지며 1순위 자격도 청약통장 가입 6개월 이상이면 된다.
세종시를 제외한 지방의 부동산 규제가 모두 풀렸지만, 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대체적인 중론이다. 금리 인상 기조와 경기 악화, 집값 인상 피로감 등 복합적인 요인이 원인으로 꼽힌다.
다만, 규제가 해제된 만큼 하반기 지방 청약 시장은 입지별, 가격별 경쟁력에 따라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임병철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대구 수성구가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됐지만 대규모 아파트 공급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규제지역이 전면 해제된 부산은 올 들어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단지들도 있는 만큼 일부 지역 및 단지에 전매를 노린 투자 수요가 유입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예상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규제지역 해제로 분양시장의 냉기는 다소 풀리겠지만 기존 주택가격 가격 하락이 길었던 만큼 가격 경쟁력에 분양 성적이 갈릴 것"이라며 "분양가상한제 적용, 중도금대출, 금융조건 등 자금 부담을 덜 수 있는 곳들을 중심으로 청약자가 늘면 분양시장의 분위기도 점차 회복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서울과 수도권이 사실상 규제 해제에서 배제된 점을 감안하면 규제완화에 따른 시장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규제지역 해제 외에도 아직 산적해 있는 정비사업 규제완화도 함께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